2013.7.20
비디오테이프로 <하얀 면사포>(1989)를 가지고 있다. 인형 같은 바네사 파라디(조니뎁과 이혼)가 주연하고 교사와 제자의 사랑이라는 유혹에 넘어가 찾아 본 영화로 원하는 내용이 아니었고 기대했던 장면도 나오지 않았(던 걸로 기억한)다. 이 영화를 만든 이는 장-끌로드 브리소. 주로 성애 모험을 떠나는 영화를 만들었다. 오늘 퇴근 후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뒤늦게 합류했는데 대부분의 영화가 매진이었고 <걸 프롬 노웨어>만이 나를 반갑다고 맞아주었다. 옛 정도 있고 해서 영화를 보았는데 또 교수와 젊은 여자 간의 사랑이야기였다. 전에는 철학교사였는데 이번엔 수학교사다. 하지만 대사는 철학교사다. 그러나 내겐 별로 알고 싶지 않은 주석이었다.
영화는 어느 날 사고를 계기로 이십대 중반의 괜찮게 생긴 여자가 아내를 잃고 죽음을 향해 사는 늙은이의 집에서 동거를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이야기인데 잘만 설득했더라면 프랑스판 <은교>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끔 연출됐다.
초반 작업은 점잖게 대화와 신사적 행동으로서 잘 진행되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추해졌다. 윤회를 들먹이며 아내가 환생한 거라느니, 갑자기 유산을 물려준다느니 작업을 거는 데서 왜 저라나 싶었다. 노인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건 아니지만 좀 갑작스런 느낌이 들었다. 젊은 여자도 이해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다. 완전 천사로써 존재한다. 좀 현실적인 모습도 보고 싶었는데 시나리오대로 연기하고 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. <은교>처럼 욕망 부분이 섬세하게 다뤄지지 않다 보니 저 노친네 또 '하얀 면사포' 씌우고 싶어 아직도 저 짓이네 싶었다. 아마 이 영화가 국내 개봉된다면 <교수와 여제자3> 정도 되지 않을까? 이미 제목과 본 편이 다른 2편은 국내에 나와있는 상태다.
죽음과 관련한 초현실적 상황을 다룬 장면도 미카엘 하네케가 <아무르>에서 다룬 방식과 비교하면 어설프게 더러는 유치하게 연출되었다. [★★☆]
보너스
↘
바네사 파라디 리즈 시절
